향긋한 바다의 맛
통영은 우리나라 총 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멍게 집산지다. 보통 멍게는 생물 그대로를 즐기지만 밥과 함께 비벼 먹는 멍게비빔밥은 통영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별미. 달고 향긋한 멍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간을 심심하게 하는 게 포인트다.
멍게는 돌기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한 후 살만 발라내 채 썬다. 여기에 합자젓국, 어간장(멸치 간장), 참기름, 깨, 다진 마늘과 생강, 풋마늘을 넣어 무친다. 합자젓국을 넣어 약간 되직하게 지은 밥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살짝 두른 후 양념한 멍게(황)를 올리고 새싹(백), 생김(흑), 무순(청), 해초(적)를 곁들여 오방색으로 완성한다. 조미 김을 사용하면 맛의 균형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되도록 생김을 쓴다. 멍게비빔밥에 넣는 고명과 양념은 지역과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거제에서는 손질한 멍게에 굵은소금을 뿌리고 양념해 이틀 정도 숙성시킨 멍게젓갈을 사용하기도 한다.
Plus. 합자젓국
합자젓국은 자연산 홍합을 삶은 국물을 진하게 졸인 액체를 말한다. 예로부터 통영에서는 알이 가장 실한 홍합을 5개씩 꼬치에 꿰어 말려 오가재비를 만들었는데, 이때 홍합을 삶은 국물을 조리고 조려 합자젓국을 만든다. 특유의 감칠맛과 훈제 향이 나 남해안 일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천연 조미료로 국이나 찌개,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 예전에는 통영을 비롯해 매물도, 갈도, 욕지도 등 인근 섬에서 커다란 가마솥에 합자젓국을 만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멍게가’의 레시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