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일미
장어는 크게 바닷장어와 민물장어로 나뉜다. 바닷장어에는 갯장어(참장어, 하모라고도 부른다)와 붕장어, 먹장어(곰장어)가 있다. 통영은 붕장어의 최대 산지이자 유통지로 국내 붕장어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거래된다. 붕장어를 회로 먹는 부산이나 여수 등지와 달리 통영에서는 갯장어는 회로 즐기고 먹장어는 구이, 붕장어는 대부분 구이나 탕으로 먹는다. 갯장어를 비롯해 질 좋은 해산물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방증이다. 한편 장어 이야기를 하며 시락국을 빼놓을 수 없다. 통영은 장어 산지답게 장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발달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락국이다. 시락국은 시래깃국의 경상도 사투리로, 장어 머리를 푹 고아 우린 육수에 해풍에 말린 시래기와 생강, 된장 등을 넣어 끓여 먹는 토속 해장국을 말한다. 오랜 세월 뱃사람과 새벽을 여는 시장 상인의 아침을 책임져온 시락국은 통영만의 별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다양한 밑반찬과 함께 잘게 썬 방앗잎, 산초 가루, 후춧가루 등을 곁들여 먹는다.
통영 장어구이는 양념을 미리 발라놓는 대신 장어를 그대로 불판에 구워 양념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특징. 5~6월이 제철로 민물장어에 비해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데다 뼈가 연해 씹는 맛이 고소하다. 어린 장어로 푸르르 끓여내는 장어탕 맛도 이에 못지않다. 흔히 장어 하면 떠올리는 느끼함이 적고 콩나물과 고춧가루로만 맛을 내 시원하고 맑은 느낌마저 든다. 해장용으로도 오랜 인기를 이어오는 이유다. 장어 뼈를 우린 육수에 장어와 마늘, 파, 고춧가루 등 갖은양념을 넣고 한소끔 끓여내면 된다. 여기에 방앗잎과 청양고추, 적당히 익은 김치를 기호에 맞게 곁들여 먹으면 특별한 장어탕을 맛볼 수 있다.
* ‘장어 잡는 날’의 레시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