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먹는 별미

물메기찜
Steamed Cubed Snail Fish


겨울철 통영은 물메기 천지다. 시장 좌판마다 물메기를 만날 수 있는데, 따지고 보면 오늘의 영광은 사실 대구라는 생선에 돌려도 좋겠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잡자마자 바다에 내버릴 만큼 푸대접받던 물메기는 자취를 감춰버린 대구를 대신해 먹거리로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도해인 통영은 인근 섬에서 나는 질 좋은 해산물을 제철에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물메기 역시 마찬가지. 욕지도에 고구마가 있다면 추도에는 물메기가 있는 셈이다. 깨끗한 바다에서 자란 것은 물론 낚시가 아닌 통발로 잡은 물메기는 스트레스가 적어 살이 실하고 맛도 좋다. 겨울철에 무나 쑥갓 같은 채소와 함께 깔끔하게 끓여내는 물메기탕도 좋지만, 추도의 바닷바람에 꾸덕꾸덕 말린 물메기를 쪄서 먹는 물메기찜도 통영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먹거리로 봄부터 여름까지 맛볼 수 있다.


겨우내 추도의 청정한 바닷바람으로 말린 물메기는 과연 꼬들꼬들한 식감은 물론 감칠맛도 한층 살아 있다. 반건조하는 남해 다른 지역과 달리 통영식 물메기찜은 완전 건조한 물메기를 살짝 불리는 일부터 시작한다. 불린 물메기에 양배추, 고추, 감자를 넣은 뒤 고춧가루, 설탕, 소금, 간장,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 등 양념을 얹어 자작하게 찌는 게 아니라 조리듯 요리하는 게 핵심이다. 포슬포슬한 식감이 살아 있도록 조려지면 마지막에 통깨를 뿌려 낸다.

* ‘이중섭식당’의 레시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