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함의 절정

나물비빔밥
Vegetables Bibimbap


전주와 안동 등 다양한 지역에 전통 비빔밥이 있지만 통영의 비빔밥은 생김새부터 남다르다. 밥에 다양한 나물을 넣어 비벼 먹는 것은 같지만, 곁들이는 나물의 면면도 그렇거니와 흔하디흔한 다진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고, 무엇보다 제사 음식에서 비롯했기 때문인지 두부탕국을 곁들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계절에 따라 콩나물, 오이, 박, 가지, 호박, 미나리, 시금치, 파래, 무, 부추, 미역, 쑥갓 등 십여 가지의 제철 나물을 넣는데 바닷가 마을이니만큼 지역 특산물인 생미역과 톳나물 등 해조류를 곁들이는 게 특징이다.

고슬고슬하게 잘 지은 밥에 다양한 나물을 얹어 내는데, 이때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콩나물은 깨끗이 다듬어 삶아내고, 시금치, 톳나물, 무는 각각 끓는 물에 데쳐 양념(국간장, 다진 마늘ㆍ파, 참기름, 깨소금)에 무친다. 두부탕국은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조갯살을 볶다가 물을 붓고 국간장으로 간하여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깍둑썰기 한 두부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나물 자체에서 나온 국물에 더해 두부탕국을 넣어 비비면 자작한 형태의 통영식 비빔밥이 완성된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밥에 국을 말아 먹듯 편하게 먹을 수 있다.

* ‘이중섭식당’의 레시피입니다.